출판이란 단어는 근대적인 단어이다. 사실상 인류 인쇄물의 역사는 종교로부터 시작했다해도 과언이 아니었고 손으로 직접 옮겨 적는 사경(寫經)의 수준에서 나아가 대량생산을 가능하게 했던 것이 목판과 금속활자의 제작이다.
 
이러한 판본을 통한 인쇄술에서 나아가 대규모로 기계화된 인쇄소를 통해 판으로 대규모로 찍어낸다하여 출판이란 단어가 생겨난 것이다. 또한 이러한 일차적인 의미말고도 출판이란 의미는 당시의 출판문화라고 부를 수 있을 만큼 책의 유통과 보급에 굉장히 큰 선진적 역할을 한다. 특히 종교에서는 경전이란 텍스트의 역경사업을 통한 대중교화와 포교가 중요한 위치를 갖기 때문에 근대 이후의 불교출판을 살펴보는 것은 의미있는 일로서, 두 가지 측면에서 살펴볼 수 있다. 하나는 경전의 출판이라는 역경사업 측면이고, 다른 하나는 불교문학의 부흥에 따른 순수출판물 측면이다. 전자는 현재까지도 계속되며, 후자는 1980년대 들어서서 본격적으로 그 빛을 발한다고 볼 수 있다.
 
 
일제시대 불교출판은 조선선종중앙포교당과 각황사(覺皇寺)에서 시작됐다고 볼 수 있다. 1910년~1912년 설립된 도심 포교당은 불교대중화를 위한 불서들을 출판하기 시작하였는데, 그 중심에는 만해스님과 용성스님의 있었다. 만해스님은 불교의 통속화(通俗化)를 통해 대중을 교화하고자 팔만대장경의 순우리말 역경사업을 시도하여 역경을 위한 법보회(法寶會)를 조직했다. 용성(龍城, 1864~1940) 스님은 일제의 불교정책에 반발해 대각교를 창립해 한국 정통불교의 수호에 나서는 한편 불교의 대중화에 힘쓴 인물로서 특히 포교의 현대화에 앞장서 삼장역회(三藏譯會)의 설립을 통해 경전의 번역활동, 의식집의 한글화, 한글 찬불가의 제정 등에 매진했다. 1930년대 불교출판은 안진호(安震湖) 스님의 만상회(卍商會)와 〈불교시보〉를 발행하던 김대은(金大隱)의 불교시보사(佛敎時報社)가 주도했다. 특히 만상회는 불교의식집의 교본이라 할 수 있는 '석문의범'(1935)을 비롯해 1935년부터 1944년까지 10년간 39종의 불서를 편찬 및 번역하여 발행했다.
 
 
그러나 불교출판은 해방이후 1960년까지 침체기를 거친다. 1940~1950년대 불교계 출판이 저조했던 이유로는 좌우이념갈등과 한국전쟁이 있었고, 1954년부터 불교정화운동이 시작되면서 60년대까지 침체기를 겪는다. 이러한 시기에도 만상회는 꾸준히 활동을 하였고 50년대에는 법륜사로 개명해 지속적인 활동을 잇는다. 1947년 설립된 해동역경원(海東譯經院)은 광복 후 제일 먼저 불교서적을 출판한 곳이며, 한글선학간행회는 석주스님이 경전 한글화를 위해 1949년 설립한 곳이다. 1950년대는 법시사와 만상회가 법륜사 등의 순수 불교적인 의미를 갖는 출판사가 등장한다.
 
 
1960년대 이르러야 불교출판은 비로소 현대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당시 불교계 출판사로 알려진 곳은 1961년 설립된 법보원(法寶院)과 1968년 세워진 보련각(寶蓮閣)과 홍법원(弘法院)이었다. 이 중 법보원은 불교경전 한글화를 주장했던 석주스님이 세운 출판사로 한글경전 간행에 주력했다. 특히 우리말로 된 최초의 불교사전인 운허스님의 '불교사전'(1961)을 편찬해 불교계에 기여한 바가 크다. 법보원은 또 김달진 역의 '한산시'(1964), 운허스님이 번역한 '열반경'(1965) 등을 비롯해 1972년까지 30여종의 불서를 간행했다. 이밖에도 원음각(1966), 보련각(1968), 불서보급사(1968) 등이 설립돼 불교출판은 새로운 전기를 만난다. 또한 이 시기에 주목되어야 하는 점은 바로 한글대장경 역경사업의 디딤이 마련되었다는 것이다. 1962년 통합종단이 마련되는 동시에 대한불교조계종 역경위원회가 세워지면서 다음 해에 1963년 운허스님을 역경위원장으로 한 지금의 동국역경원(東國譯經院)이란 이름으로 1965년 '장아함경'이 번역 간행된 것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역경사업이 시작되었다.
 
 
1970년대는 불서출판이 전환점을 맞는 해이기도 하다. 경서원(1975), 교림(1979), 불광출판부(1979) 등 불교서적을 전문으로 출판하는 곳이 늘었으며, '불교', '범성', '불교사상', '불교문화', '불광' 등 잡지도 이 무렵 창간해 양적 성장과 출판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불교출판은 1980년대를 전후해 대중화된다. 불광출판부가 선과 신행관련 단행본 등 100여종의 불서를 간행하고, 또 새롭게 등장한 민족사는 〈깨달음의 총서〉, 〈불교 학술총서〉등 수백 종의 불서를 쏟아냈다. 출판사 설립도 이어졌다. 불일출판사(1984)를 필두로 대원정사(1987), 장경각(1987), 우리출판사(1988) 등이 잇따라 문을 열었다. 80년대의 불교출판활동은 외국불서 번역출판이 주를 이뤘다.
 
 
1980년대 후반부터 가속도가 붙은 불교출판은 1990년대에 들어서면서 가장 왕성한 활동을 보였다. 불교출판의 황금기라 불리는 이 시기 불교시대사(1990), 효림(1992), 불지사(1992) 등의 출판사들이 새롭게 등장했다. 책의 종류도 다양해졌다. 입문, 불교사, 철학 및 교리, 불교경전, 의식, 고승전기, 포교와 교육, 문학, 법어집, 선어록과 수행, 불교예술, 어린이, 기타 등 13가지 분야는 출판의 다양성을 보여줬다. 이어 2000년대에 들어서는 달라이라마, 틱낫한 스님을 필두로 명상류의 책들이 선점하게 된다. 더욱이 이러한 경향은 웰빙(well-being)이라는 트렌드와 함께 각박한 현대인에게 정신적인 안식처 역할을 하는 수필 위주의 출판물로 짙어지고 있다.
 
 
우리나라 불교출판은 이처럼 해방이후의 불교계의 어려운 사정을 고려해보면 1989년 이후 1998년까지 불교출판계는 매년 평균 200여종의 불교서적을 간행한 놀라운 성장을 보였지만, 다른 분야의 출판물과 비교해 볼 때 불교출판은 아직도 위축적이다. 이러한 난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독자의 눈높이에 맞는 불서의 출간, 광범위한 계몽과 홍보 및 독서문화 양산, 자본력 확보와 장기적인 필자양성, 출판인 재양성, 생산과 유통의 비효율성 극복을 위한 공동출자의 유통방식 등이 대안으로 제시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