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교문학
언어라는 하나의 수단을 통해 부처의 말씀을 전하는 ‘불교’와 언어를 통해 그 예술적 가치를 실현하는‘문학’이 결합된 불교문학은 크게 불교경전문학과 불교창작문학으로 나뉜다.
전자는 예부터 저작물의 의미가 희소한 예부터 전해져오는 불교경전을 이야기하는 것이며, 후자는 불교란 종교를 소재로 순수창작의미가 적용된 저작물의 의미로 간주 할 수 있는 것이다. 일종의 종교문학이기 때문에 대중을 교화하고 올바른 가치를 심어주는 종교의 기능을 불교문학 역시 구현해야 된다.
수많은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경전들은 표현하는데 있어서 문학적 완성도를 보이나 궁극적인 목적이 종교적 가르침이기 때문에 순수한 불교문학의 영역이라고는 할 수 없다. 다만 이러한 경전이나 경전에서 말하는 불교의 가르침 등을 소재로 창작된 저작물을 불교문학이라고 볼 수 있는 것이다.
 
불교시

불교의 대표적 시는 게송(偈頌)이다.
 
이는 불교의 가르침을 함축하여 표현하는 운문체의 짧은 시구를 말하는 것으로, 흔히 경전에서 긴 서사체의 장행(長行) 후에 다시 장행의 내용을 요약하여 반복하는 형태가 등장하는데 이것이 바로 게송이다. 짧은 운문체 시구로 리듬감과 반복, 역설, 비유를 통한 전달력이 뛰어나 주제의식을 부각시키고 사람들을 감동시키는 큰 효과가 있다. 대표적인 게송은 법을 전할 때 하는 전법게(前法揭), 깨달음의 순간을 읊은 오도송(悟道頌), 입적에 드는 순간에 남기는 임종게(臨終揭)와 열반송(涅槃頌), 공양할 때 읊게 되는 공양게(供養揭), 오관게(五觀偈) 등이 있다.
 
 
計功多小量彼來處 이 음식이 어디서 왔는가
忖己德行全缺應供 부족한 내 덕행으로는 받기가 부끄럽네.
防心離過貪等爲宗 마음 속의 온갖 욕심을 버리고
正思良藥爲療形姑 다만 여윈 육신을 지탱하는 양약으로 삼아
爲成道業應受此食 깨침의 도업을 이루고자 이 공양을 받습니다.
                                                                           - 오관게(五觀偈)-
 
 
또 하나의 시의 형태는 선시(禪詩)이다. 게송이 불교의 전통적인 형식이라면 선시는 주제와 그 표현방식에 있어 좀 더 문학적인 성격이 강하다. 어떠한 문자로도 설명될 수 없는[不立文字] ‘선(禪)’의 세계를 언어와 시란 형식을 통해 드러내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여겨 설명적 기능보다는 상징적 기능을 중요시해 화두를 던지는 형식으로 쓰여진다. 이러한 독특한 성격 때문에 선시는 불교의 독특한 시의 형태로 위치하며, 문학적 이해보다는 선적 이해가 우선 요구되기도 한다.
 
 
불교한시(佛敎漢詩)는 불교적 사상과 그 상상적 세계를 통한 시화적 기능이 강조된 것으로 선시가 대부분 선승에 의해 지어지는데 반해 불교한시는 선승에 국한되지 않고 유학자 등의 저술도 가능하기 때문에 그 시의 주제가 불교적 교리나 취의성을 반영하고 있는 경우이다.
 
 
불교가사(佛敎歌辭)는 불교적 내용을 담고 있으며, 전통적으로 불려지던 가사의 형식을 통해 불교사상과 교리를 설파하는 노래를 가리킨다. 입으로 읊조리는 기능이 강조되기 때문에 대중교화와 포교의 기능이 크다. 가사의 저술층 대부분은 승려이며, 내용은 부처의 덕을 기리고 불교 수행에 힘쓰도록 권하는 것이며, 종교적인 교훈을 읊은 가사여서 내용이 비슷하고 개성적인 작품이 극히 드물고, 주로 절에서 판각(板刻)한 목판본과 항간에 전하는 필사본 및 포교용 책자에 게재된다.
 
 
불교가사는 한국 가사문학의 연원이 된 것으로서, 꾸준히 발전되어 내려오다가 20세기 초 개화기에 이르러 개화가사의 형태를 갖추게 되며, 대표적인 불교가사에는 가사문학의 연원이 되는 고려시대 나옹(懶翁)의《서왕가(西往歌)》,《심우가(尋牛歌)》, 휴정(休靜)의 《회심곡(回心曲)》등이 있으며, 이 밖에도 많은 찬불가(讚佛歌)들이 조선 중기의 '시용향악보(時用鄕樂譜)', '악장가사(樂章歌詞)', '악학궤범(樂學軌範)'(`1493년) 등에 실려 있다.
 
 
이러한 불교시는 현대에 들어와서도 계속되는데 선시나 불교한시와는 달리 자유시의 형식과 주제를 통해 불교의 사상을 전하는 경우이다. 대표적인 현대불교시의 작가로는 한용운의 '님의 침묵', 최남선의 시조집 '백팔번뇌'·수필집 '심춘순례', 조지훈의 '승무' 등이 있다.
 
불교산문

석가모니부처의 큰 깨달음은 부처의 열반 이후에 제자들의 구전으로 전해지다가 옮겨적게 되면서 경전이란 일정한 형태를 갖춘 불전문학이 탄생하게 된다.
 
처음의 경전에는 수많은 부처와 관련된 전생의 설화들에서부터 본생의 수많은 설화들이 실려 있다. 이러한 석가모니부처님과 관련된 설화와 더불어 부처님의 설법을 전하는 과정에서 대중의 쉬운 이해를 위해 많은 비유와 역설을 위시한 설화도 실려 있다. 이러한 설화들은 인도고유로부터 전해진 본생설화와 한국이라는 자생적 환경에 뿌리를 두고 만들어진 비유설화, 인연설화 등이 있다. 외래설화는 즉 경전으로서, 중국을 통해 한역된 경전이 다시 우리나라로 들어온 경우이다. '생경(生經)', '육도집경(六度集經)', '잡보장경(雜寶藏經)', '현우경(賢愚經)' 등이다. 자생적으로 발전한 설화의 대표적인 예가 바로 '삼국유사(三國遺事)'이다. 이를 통해 삼국시대의 불교설화가 대상과 내용에 있어 얼마나 다채로운지를 알 수 있으며, 나아가 일반 서사문학에도 큰 영향을 끼쳤음을 더할 나위없다. 불교설화는 승사(僧事)와 불교철학, 설화미학의 세 가지 요소로 지탱되는 것이기에 어느 한쪽에 초점을 맞추어 말하기 어려운 복합적 성격의 산물이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가지 기준을 통해서 이해 할 수 있는 유연함과 다양함이 큰 특징이다. 즉 대중교화라는 구술적 측면에서 시작된 것이지만, 불교소설의 장르를 탄생시킨 디딤으로서 불교설화의 문학적 가치와 파급효과는 크다.
 
 
불교산문의 하나로서 독특한 형태는 바로 승려의 전기를 다룬 승전(僧傳)이다. 승려는 부처님의 말씀을 전하는 일종의 선교자 역할로서 그 위치와 역할의 중요한 만큼 그 역할을 훌륭히 수행해 낸 승려의 일대기는 후세에 큰 모범이 되기 때문이다. 특히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에는 승려를 존중하고 경외하던 사회분위기와 일조하여 승려의 일대기가 하나의 산문문학으로 정착될 만큼 유행하였다. 조선시대에 들어서 불교의 위치가 쇠락해진 만큼 승려 역시 마찬가지였고 승려와 관련된 문집이 저술되는 것은 그 전시대에 비하면 질적으로 수준이 떨어지지만 조선후기에 들어서 종합적이고 체계적인 승전이 저술된다. 조선 철종(哲宗)기에 저술된 한국의 역대 고승(高僧)들의 전기집(傳記集)인 '동사열전(東師列傳)'과 신라부터 조선전기까지의 고승 60여 명의 행장(行狀)과 사상을 약술한 '동국승니록(東國僧尼錄)' 등이다.
 
 
설화 등을 바탕으로 드디어 조선 초기에는 본격적으로 불교소설이 등장한다. 여기에 한글의 활용여부를 실험키 위한 '석보상절(釋譜詳節)'과 같은 책이 저술되면서 불교소설은 자극을 받게 되고, 주요한 한글소설의 독자층이었던 민중과 부녀자층의 홍교(弘敎)나 경전의 이해에 주요한 수단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과는 달리 불교에 대한 깊은 이해를 바탕으로 '구운몽(九雲夢)' 등과 같은 순수한 창작소설이 등장하기도 한다. 현대의 불교소설은 뷸교사상과 불교사상을 소재로 한 고대의 불교설화에서 소재를 찾아 소설로 발전시킨 예가 생겨난다. '삼국유사'의 조신, 이차돈, 원효대사 등의 설화가 이광수에 의해 '꿈', '이차돈의 사', '원효대사'로 쓰여진다. 특히 이광수의『무명』, 김동리의『등신불』등은 그러한 불교사상을 집약적으로 보여준 예이다. 불교사상이 소재가 되어 소설이라는 장르를 빌려 하나의 창작물인 불교문학으로 자리잡는 계기가 된 것이다. 또한 김원일의 '파라암', 김성동의 '만다라', 한승원의 '포구의 달', 고은의 '화엄경', 조정래의『대장경』등의 작품들이 출간되면서 불교소설영역이 더욱 확대되고 다양한 작가들에 의해 불교사상이 소설이라는 장르와 결합해 발전의 면모를 보여주었다.
 
 
불교산문의 또 주목해야 되는 장르는 수필이다. 수필이라는 장르가 가지고 있는 유연함과 일상생활과의 친연함은 불교라는 범주 안에서도 승려들 간의 편지, 일기 뿐만 아니라 사찰에서 통용되었던 서(書), 기(記), 발(跋), 표(表), 설(說), 행장(行長), 소(疏), 논(論), 제문(祭文), 찬(讚), 명(銘), 권선(勸善)문, 사적기(寺積記), 기도문(祈禱文), 축문(祝文) 등 실용적이고 행정적인 기능을 담당했던 여러 텍스트들이 바로 수필이 범주로 끌어안을 수 있는 것이다. 고대의 이러한 글들이 사라지고 현대의 불교수필은 고대의 실용성이 배재된 일상성과 형식에 구애받지 않은 유연함을 통해 각박한 사회속에서 현대인들에 정신적인 안식처나 자기성찰의 한 방편으로 불교수필이 적극적으로 쓰여지고, 읽혀지고 있다. 특히 대부분의 저술층이 스님으로서, 대표적으로 법정스님의『무소유』 등과 같은 수필을 들 수 있다.
 
 
시와 산문의 중간 형태인 승비(僧碑)의 새겨진 글들은 불교문학에서 간과해선 안 될 부분이다. 그것을 총칭하여 불교금석문이라고도 하는데 삼국시대나 고려시대의 승려의 비에는 당대 출중한 문장가의 글이 쓰여졌던 만큼 중요시된다. 또한 승려의 전기를 기록하고 마지막에 게송의 형태인 시로서 마무리를 하고 있어 산문과 시의 독특한 형태의 불교문학으로 정의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