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화
   
종교화의 가장 큰 특징은 그 종교가 갖고 있는 교리나 내용을 알기 쉽게 그림으로 풀어 대중을 교화시키는데 있다.
 
 
불교회화 역시 종교화로서 불교의 교주인 석가모니부처님에서부터 여러 부처님들을 시각화하거나 이야기들을 그림으로 풀어 대중들과 소통하고자 하는 것이다.
 
한국의 불교회화는 시대에 따라서는 크게 고려불화조선불화로 나누어 볼 수 있고, 그려지는 재료 등에 의해서 벽화(壁畵), 탱화(幀畵), 사경화(寫經畵)로 나눌 수 있고, 야외의식용불화인 괘불(掛佛) 등이 있다.
 
우선 시대구분에 의해 간략히 살펴보면, 고려시대의 불교회화는 현재 고려시대의 사찰이 거의 남아있지 않기 때문에 전각과 연결시켜 설명할 순 없지만, 현존하는 대부분의 불화들은 내세의 왕생과 구제를 기원하는 아미타여래도, 수월관음도, 지장보살도 등이 대부분을 차지하며, 2-3점이지만 석가모니불도, 비로자나불도, 오백나한도, 16나한도, 제석천도 등이 전하고 있다.
 
화려한 색채와 기법 등의 이유로 세계적인 문화유산으로 평가받는 작품이 많다.
 
 
조선시대의 불교회화는 전각과 연결시켜 설명할 수 있다. 사찰의 전각 안에는 불상(佛像)과 불상의 바로 뒤나 전각의 내부 좌우벽면에 걸리는 불화(佛畵)가 있다. 전각 안에서 가장 중요한 불화는 바로 불상의 뒤에 모셔지는 것으로 불상의 뒤에 걸리는 그림이라 하여 흔히 후불탱화(後佛幀畵)라 한다. ‘탱화(幀畵: ’幀‘자를 불교에서 ’탱‘으로 읽음)’는 불교의 그림을 가리켜 흔히 부르는 명칭으로, 대부분 전각에 그림이 걸려있게 되어있어 ‘걸려진 그림’이란 데서 붙여진 이름이다. 사찰의 전각은 그 전각이 어느 부처님을 모셨는가에 따라 전각의 이름이 달라지는데, 마찬가지로 전각에 모셔진 부처님이 누구냐에 따라 후불탱화나 전각 내부의 그림의 종류와 성격이 달라진다. 즉 석가모니부처님을 모시는 경우라면 석가모니후불탱이 그려지고, 아미타부처님을 모시는 경우라면 아미타후불탱화가 그려진다.
 
 
또 하나의 특징은 전각 내부를 불상을 모신 안에서부터 바깥으로 상단(上壇)·중단(中壇)·하단(下壇)으로 나누어 각 단에 걸리게 되는 그림의 종류와 성격을 달리한다. 즉 상단인 주불단에 메인이 되는 불화가 그려지고, 호법신을 그린 신중탱 등과 같은 그림들이 중단에 걸리고, 하단에는 영단(靈壇)이나 명부전(冥府殿) 등에 걸리는 그림이 모셔진다. 이처럼 어떤 부처님을 모시느냐에 따라 불화의 종류는 달라지며, 우선 부처님을 중심으로 그린 그림과 보살을 그린 그림, 그리고 불교의 신들을 그린 신중탱, 의식그림인 감로탱 정도로 격에 따라 다시 나눌 수 있다. 하지만 이러한 것들은 의식을 중시하게 된 조선시대 사찰에서 드러나는 특징으로 고려시대의 불교회화에까지 적용된다고는 볼 수 없다.
 
 
이처럼 현존하는 불교회화들은 전각 안에 모셔지는 부처님을 중심으로 그림의 종류와 성격이 달라진다. 석가모니부처님을 주존으로 모시는 전각인 대웅전(大雄殿), 대웅보전(大雄寶殿), 영산전(靈山殿), 팔상전(八相殿), 나한전(羅漢殿) 등이 있다. 이러한 전각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이 영취산에서의 설법장면을 그린 영산회상도(靈山會上圖)가 석가모니후불탱으로 그려진다. 그리고 전각의 차이에 따라 팔상전에는 영산회상도와 더불어 석가모니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장면으로 나누어 그린 팔상도가 그려지며, 나한전 등에는 석가모니부처님의 제자들의 모습이 그려져 걸리기도 한다. 비로자나부처님을 모신 대적광전(大寂光殿)이나 비로전(毘盧殿) 등에는 비로자나불회도가 모셔진다. 약사부처님을 모신 약사전(藥師殿)에는 약사불회도가, 아미타부처님을 보신 극락전(極樂殿), 무량수전(無量壽殿), 미타전(彌陀殿)에는 아미타불회도 등이 모셔진다. 보살이 주존인 전각에는 관음전에는 관음도(觀音圖)가 그려지고, 지장보살이 모셔진 명부전(冥府殿)이나 지장전(地藏殿)에는 지장시왕도(地藏十王圖)가 그려진다. 주불이 누구냐에 따라 모셔지는 그림은 다르지만, 앞에서 이야기하였듯이 중단에는 그 전각을 지키는 호법선신을 그린 신중탱이 대부분 걸리게 된다.
 
 
벽화는 전각의 내벽이나 외벽 등에 그려지는 그림을 말한다. 전각의 구조에 따라 그려지는 장소가 달라지지만, 시기가 올라가는 벽화는 전각 내부의 공간이 상단을 중심으로 ‘ㅁ’자형인 경우 후불탱화가 걸리는 바깥벽에 그려지기도 하고, 좌우측 내벽에 그려지기도 한다. 또한 전각외벽에 그려지는 경우에는 선종과 관련된 많은 이야기들이 자유롭게 표현된다.
 
 
대규모의 그림을 조성하는 것 외에도 불교회화에서 주목할 점은 바로 사경의 조성이다. 사경을 조성하는 것을 사성寫成이라고 하는데, 즉 손으로 경전의 내용을 베껴쓰는 것을 의미한다. 특히 고려시대에는 불교 자체가 워낙 경제력 있는 계층에 의해 신봉되었기 때문에 불상, 불화 조성의 불사를 넘어서서 부처님의 말씀인 경전 자체를 직접 사서하여 조성하는 것은 실로 큰 공덕이라 여겼다. 실제적으로 현재 전해지는 고려시대 사경의 수는 100여점이 넘는다. 특히 종이를 쪽이나 도토리 등으로 염색한 감지나 상지에 금은자로 사서하거나 머리그림을 금니로 그려 화려함의 극치를 보여주는 사경들은 고려불화의 그 유려하고 섬세한 미감과 같은 것이다.
 
 
위에서 언급한 불화의 성격과는 또 다른 불화로는 괘불(掛佛)이 있다. 괘불은 ‘거는 그림’이란 뜻으로 야외의식에서 사용하던 불화를 지칭한다. 고려시대에는 그 예가 없는 것으로 추정되며 조선시대에 들어와 여러 의식이 공공연히 야외에서 행해지면서 제작된 것이다. 야외의식의 규모 정도를 감안한 전각 안에 걸리던 불화의 크기와는 사뭇 다른 엄청난 규모로 제작되는 경우가 많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