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정대스님은 불기(佛紀) 25452001)년 신년사를 발표하였습니다.

辛巳年 新年辭

희망찬 새해를 맞아 이천만 불자와 국민 여러분의 평안과 건강을 기원합니다.
우리는 지난 해 반세기만에 처음으로 남북 지도자가 만나 화해와 협력을 다짐하는 벅찬 감격과 대통령의 노벨평화상 수상이라는 민족의 경사가 있었으나 또다시 경제 위기의 고통을 겪으며 새해를 맞게 되었습니다.

역사는 반복되고 인생은 유전하는 것이 중생계의 이치입니다만, 돌아보면 우리는 눈 앞의 이익에 집착하여 파당과 지역의 벽을 넘어 진정한 공동체 정신을 회복하지 못한채 역사의 업보(業報)를 되풀이하고 있는 현실에 안타까움을 금할 수 없습니다.

그러나 새해에는 뱀이 허물을 벗듯이 지역과 당파, 그리고 탐욕을 벗어나 민족공동체의 새 역사를 창조해 나가야 합니다. 남을 탓하기 전에 자기 책임을 먼저 성찰하고 남을 미워할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마음가짐을 바르게 해야 합니다. 역사의 어둠을 책망만 할 것이 아니라 어둠을 밝히는 등불을 찾아 나가야 합니다.
부처님께서 깨친 도리(道理)는 중생계의 고통과 업보 윤회가 모두 자기 마음씀에서 빚어진 것이라 하셨습니다. 희망과 환희의 역사를 더욱 밝히고 어둠과 갈등의 역사를 소멸시켜 가는 길은 바로 우리 자신의 마음속에 있습니다.

새해에는 민족공동체를 복원하고자 했던 원대한 초심(初心)을 다시 살펴 우리의 역사와 삶에서 영원불멸의 이정표가 되게 해야 하겠습니다.
감격과 아픔이 교차하는 새해에 불교계는 민족공동체의 복원을 위한 보살행을 더욱 가행(加行)하여 남과 북의 교류와 협력을 확대하고 동과 서, 그리고 계층 사이의 화합에 촉매제가 되고자 합니다. 아울러 경제적 고통을 치유하고 자연환경 보존에도 더욱 기여하겠습니다.
새해의 이러한 희망과 서원을 실현하기 위해선 무엇보다 불교계가 안으로 화합하고 결집해 나가야 합니다. 우리는 지난 역사에서 불행했던 갈등의 아픔을 스스로 치유하고 화합을 위한 육화(六和)정신을 구현해야 하겠습니다.

새해에는 우리가 세웠던 초심(初心)이 항상하여 모든 일들이 원만 성취되기를 기원하며 국민 여러분과 불자님들의 가정에 부처님의 자비광명이 함께 하기를 축원(祝願)드립니다.

불기 2545(2001)년 1월 1일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정 대